지난 14일 이필운 안양시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안양권 4개 시(군포·의왕·과천·안양) 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나머지 세 자치단체장이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 시장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양권은 전국에서 통합이 가장 먼저 이루어질 수 있는 곳으로 여겨져 왔고, 권역내의 많은 시민들도 통합의 필요성과 실질적 이익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된다”며
“지난 1988년부터 택시 영업구역과 면허권을 4개시 가 협의하여 아무 문제없이 추진하여 온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고 통합의 당위성을 밝혔다.
이 시장은 “정부의 자율통합 시한이 9월 말까지로, 이제는 4개 지역 지방자치단체장도 분명한 입장과 향후 진행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의견을 밝힐 때”라고 말했다.
또 “기득권 상실에 대한 우려, 소지역주의 등으로 인하여 지역주민의 자발적 의사가 무시되거나 글로벌 경쟁시대에 도시경쟁력을 갖출 절호의 기회를 상실한다면 우리는 역사 앞에, 그리고 자라나는 2세들에게 자칫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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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의왕시청에서 이형구 의왕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에 대해 이형구 의왕시장은 16일 오전 의왕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양중심으로 통합되면 우리지역은 안양시의 변두리 지역으로서 발전의 활력을 잃고 쇠락할 것이 우려된다”며 “시민 대토론을 거쳐 시민들이 지역통합에 따른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증과정을 거쳐 통합하는 것이 나은지 아닌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개인적으로는 “통합 반대”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노재영 군포시장은 “일부 찬성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군포시로서는 실익이 없기 때문에 통합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여인국 과천시장은 “과천시는 생활권과 지역문화, 정체성 등을 따져 보더라도 안양권과는 전혀 다르다”며 “과천시를 통합구역에서 제외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치단체장들의 통합반대 의사와는 달리 의왕시와 군포시 시민사회에서는 통합에 찬성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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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행정구역통합추진 의왕시민준비위원회 설립총회 |
지난 12일, 지역통합에 찬성하는 의왕시민들이 의왕시청 별관에서 행정구역통합추진 의왕시민준비위원회 설립총회 및 발족식을 갖고 서창수 한국자유총연맹 의왕시지부 사무국장(상임대표)과 백남옥 의왕시 자원봉사센터 봉사단 부회장을 공동대표로 선출됐으며, 의왕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통합에 찬성하며 의왕시장의 통합반대 입장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군포에서도 지난 14일 군포, 의왕, 안양 3개시 행정구역통합 가칭 군포시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하은호)가 기자회견을 통해 “군포, 안양, 의왕은 동일생활권으로 과거 행정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동질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칭 과천통합반대시민모임은 지난 8일 과천시청에서 안양권 4개시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은 수용도,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통합제의를 일축했다.
안양시 시민사회단체는 18일 오후 2시 동안여성회관에서 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킨다. 165개 시민사회단체가 회원으로 되어 있는 바른 안양사회 만들기(회장 이형진)도 17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통합추진위원회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편, 안양시는 통합과 관련, 지난 11일 안양권 4개시 통합 추진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안양시 단독으로라도 통합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