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자체간 자율통합을 유도하기 위해 특별교부세를 상향조정하는 등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안양권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안양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4개시(군포·의왕·과천·안양) 행정구역 통합추진 안양시준비위원회(위원장 변원신)는 지난 27일 오전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개시 행정구역 통합 제안 성명서를 발표했다.
안양시준비위원회 변원신 위원장은 성명서 발표에 앞서 “지난 96년부터 98년까지 안양권 통합 추진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군포와 의왕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면서 “전국적으로 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서 침묵하고 있을 수가 없어서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성명서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변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께서도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 행정체제 개편의 당위성과 자율통합 지원(인센티브)을 선언하는 등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가시화시키고 있다”면서 “과거 행정편의 또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생활권과 역사적 동질성을 다시금 회복함으로써 도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행정서비스의 공급 측면에서도 유사 시설을 자치단체마다 설치함으로써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동일 유형의 행사비, 공공시설 유지관리비에 따른 행정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비등하다”고 말했다.
안양권은 역사적으로 한 뿌리며, 동일 생활권
변 위원장은 “안양권(군포·의왕·과천·안양)은 역사적인 뿌리를 같이하고 있으며 지정학적으로도 상호 밀접히 연결되어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관악산, 수리산, 청계산, 모락산으로 둘러싸인 하나의 분지에 안양권의 혈맥인 안양천은 경계 없이 흐르고 있고, 택시도 같은 사업구역일 뿐만 아니라, 수돗물 공급과 생활하수처리도 공동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사실들을 배경으로 지난 1996년부터 3년간 안양권 통합추진위원회가 활동을 펼쳤으나 법적, 제도적 여건 미비와 지역 간의 이해상충 등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던 바, 이번만은 기필코 시민들의 진의에 의한 지역공동발전을 추구해야겠다는 뜻에서 4개시 행정구역통합추진 안양시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라며
“안양권의 자율통합은 시민들의 뜻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찬반 논의의 주체도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며,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힘의 논리가 주도해서는 안 될 것이며, 또한 기득권층의 자리다툼이나 막연한 피해의식을 앞세운 무조건적인 반대도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변 위원장은 “이에 우리는 4개시의 각계각층 인사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함께 참여하여 진정으로 안양권의 미래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방안과 합리적인 주민의사 수렴절차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4개시 공동통합추진위원회의 조속한 결성을 제안하면서 4개시의 단체장이나 의회에서도 응분의 관심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했다.
안양에서 먼저 통합 논의 물꼬 터 놓아
최근까지 도내에서 행정구역 통합이 추진되거나 거론된 지역은 ▲성남·하남·광주 ▲남양주·구리 ▲수원·화성·오산 ▲안양·군포·의왕 ▲의정부·양주·동두천 등 5곳으로 성남과 하남은 광주를 제외하고 2개시의 통합을 선언했다. 이밖에도 통합 가능성이 큰 곳으로는 충북 청주·청원, 경남 마산·창원·진해, 전남 여수·순천·광양, 전남 목포·무안·신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양권 통합논의는 지난 95년부터 제기됐으나 군포시와 의왕시의 반대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했다. 지금 현재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안양시는 통합을 원하고 있으나 군포시와 의왕시는 반대하고 있으며, 과천시는 서울로 통합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안양시 통합준비위가 4개시 통합추진위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한 만큼 통합 논의의 물꼬는 안양에서 먼저 터놓은 셈이다.
한편, 안양시준비위원회는 변원신 위원장(안양협심새마을금고 명예이사장)과 김대규(안양예총 명예회장), 박정례(안양여협회장), 안유승(새안양회 회장), 이성섭(안양환경단체연합회장), 이양우(전 안양시의장), 임종순(안양민예총 회장), 장석재(안양문화원장) 부위원장, 원종면(전 안양여고 교감)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김녕길, 김복례, 김연희, 김영규, 김진희, 김혜옥, 남궁양운, 노충호, 문원식, 박광호, 박원용, 박영표, 배광윤, 신왕무, 원범례, 유경선 윤기찬, 윤백현, 윤병섭, 음순배, 이상호, 이왕구, 이무길, 이충일, 임귀선, 전규중, 장석범, 장수민, 정성수, 정숙, 황혜자 위원과 이상덕 사무국장, 이동수 사무차장 등 모두 42명으로 구성돼 있다.